영종도 을왕리 조개구이 무한리필의 실상과 진짜 씨알 굵은 조개 감별법

예전 영종도 뻘밭이 거칠던 시절에는 조개구이라고 하면 그저 큼직한 백합을 연탄불에 던져 굽던 정직함이 있었다. 요즘 을왕리 해변을 가보면 화려한 치즈 가루와 양념으로 조개의 본질을 가려놓은 접시들이 가득하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꾸미고 정작 알맹이는 부실한 조개를 내놓는 식당이 태반이다. 이런 상술은 조개의 신선도와 크기를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이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본질을 잃어버린 화려함은 결국 식어버린 불판처럼 금방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흔히 무한정 제공한다는 문구에 현혹되지만 첫 판과 추가 판의 구성이 달라지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나마 구색을 맞추기 위해 씨알이 굵은 참가리비를 올려놓지만 추가를 요청하는 순간부터는 자잘하고 손질하기도 귀찮은 동죽 같은 저가형 조개들만 채워주는 것이 이 동네의 관행이다. 단가를 맞추기 위한 얕은꾀라는 것은 굳이 계측기를 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진짜를 맛보고 싶다면 무한정 준다는 제안보다는 단 한 판을 먹더라도 대조개 위주로 알차게 제공하는 구성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조개의 질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결국 크기와 껍질 내부의 수분감이다. 을왕리 일대에서 조개구이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참가리비의 상태다. 신선한 참가리비는 관자가 불룩하게 솟아올라 있어야 하며 비린내가 나지 않고 은은한 바다 향이 돌아야 정상이다. 만약 관자가 껍질에 납작하게 붙어 있다면 수족관에 오래 방치된 지 오래된 재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질긴 맛만 나는 저렴한 조개류로 접시 바닥을 채워 넣은 곳은 꼼수를 부리는 중이라고 판단하면 정확하다.

화력 역시 맛을 결정하는 요소다. 가스 불판에 자갈 몇 개 얹어두고 굽는 방식은 조개의 수분만 말려 질기게 만들 뿐이다. 제대로 된 연탄불이나 숯을 사용하는 곳이어야 조개 껍데기 안의 육수가 끓어오르며 단맛이 우러난다. 요즘 유행하는 치즈 범벅에 열광하기보다 조개 고유의 탄력과 단맛을 고집하는 식당을 골라내는 안목이야말로 영종도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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